코리아나 소식
살롱전보다 강렬한 낙선작들의 에너지
<춘계예술대전-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
낙선전이 더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까닭은?

코리아나미술관의 너른 전시장에서 빈 구석이 몽땅 사라졌다. 벽이며 계단, 심지어 천장에까지 온갖 작품들이 빽빽이 들어차 저마다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작품창고처럼 어수선하다. 그런데 그 난리법썩 현장의 강렬한 에너지가 싱그럽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가 마련한 [\]춘계예술대저전[\]의 현장은 이렇듯 미술관 전시장은 물론 외벽, 로비까지 건물 전체에 작품이 빼곡이 들어찼다. 미술을 향한 무수한 지망자들의 욕망을 한곳서 터뜨리게 한 공모전을 입안한 장본인은 신빛나리씨 등 두명의 신예기획자.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최정화(47) 씨는 "두 대학생(또는 졸업생) 기획자의 아이디어가 너무 쌈빡해 4500만원을 주고 샀다. 사실 예술이 별 것도 아닌데 우리는 너무 고상하게 폼을 잡아온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학생이 주축이 된 드림팀 20명이 공간연출에 팔을 걷어부쳤고, 결과적으론 이제껏 유례가 없는 형식파괴적 전시가 탄생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지난봄 [\]제1회 인터내셔널 영 아티스트 춘계예술대전[\]의 작품공모를 받았다. 장르 구분없이, 학력 경력 나이 불문하고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 한 이 공모전에는 4세부터 67세까지 377명이 응모했고 이 중 우수작 5명과 특별상 1명이 뽑혔다. 이번 공모전의 유별난 점은 입상작을 전시하는 [\]살롱전[\]과는 별도로, 낙선작 1026점을 미술관에 모조리 전시했다는 점.
그러다보니 전시장은 난장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낙서에 가까운 작품부터 입시용 작품, 사진, 최첨단 영상작업, 설치작품까지 온갖 이질적 작품이 망라된 낙선작들은 기묘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더불어 천정원, 유쥬쥬 같은 초청작가 작품까지 어우러져 전시는 살롱전, 낙선전, 기획전이 혼합된 완전 [\]비빔밥 전시[\]가 됐다.
미술평론가 이주헌 씨는 "예술은 태생적으로 민주적이고 개방적이란 사실을 이번 전시가 생생히 보여준다"며 "370여 작가의 1026여점의 낙선작이 빽빽이 걸려있는 공간이 살롱전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유승희 부관장은 "우리 시대의 예술에 대한 욕망, 예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는 전시로 예술적 소통을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6월 8일까지. 02)547-9177
2008.05.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