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소식
[나의 삶 나의 건강]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유 회장이 서울 양재천 주변을 산책하면서 심신을 다지고 있다. 유 회장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하루에 1시간 이상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코리아나 화장품 사옥 회장실. 유상옥(74) 회장이 앉아 있다. 눈부시게 흰 와이셔츠에 파스텔톤의 은은한 넥타이가 인상적이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신다”고 말했더니 “화장을 해서 그렇다”며 싱긋 웃는다. 어제는 머드팩도 했단다.
인터뷰나 행사가 있는 날이면 화장품 회사 CEO(최고경영자)답게 직접 화장을 한다. 정갈하게 정리된 사무실에는 여러 가지 조각과 그림들이 놓여 있다. 마치 작은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저것은 잘 알려진 비너스 상입니다.”
손으로 가리키며 직접 설명을 해주는 유 회장. 그가 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다. 동아제약에 입사해 빡빡한 회사 생활을 할 당시 한 지인이 미술 감상을 통해 감성을 길러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6개월간 틈만 나면 인사동 갤러리나 박물관 등에 다니면서 그림을 감상했죠.”
취미로 시작한 컬렉션이 전통 문화유물 보존이라는 차원으로 발전해 2003년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을 서울 강남에 개관하기도 했다. 지치고 힘들 때면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근심이나 잡념을 잊게 됩니다.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지죠.”
공부 역시 기업경영이나 일상에 활력을 주는 요소다.
“요즘은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부처님 탄생에서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와 불화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재밌네요. 허허.”
유 회장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않은가)’라는 공자의 말씀을 펜으로 쓰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1959년 대학 졸업 후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했다. 그는 직장생활 틈틈이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했고, 입사 3년째 되던 61년 합격했다. 66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바쁜 일과 속에서 학교에 나가 강의도 했다. 그 후 나이 오십에 박사 학위도 얻었다. 그는 박사 학위를 준비하면서 닦았던 이론적 기반이 실제 회사경영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사실 그에겐 특별한 건강법이란 없다. 굳이 말한다면 잘 먹고, 화장실 잘 가고, 잘 자는 게 건강비결이란다. 이른바 ‘삼쾌(三快)론’이다. 그는 특히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고, 하루 세 끼를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다. 또 체중이 늘었다 싶으면 저녁에는 밥 등의 탄수화물은 줄이고 두부, 야채만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공복에 물 한 컵을 마셔 장을 깨끗이 하고 배변한다. 숙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시한다. 밤 11시30분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푹 자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 하루에 1시간 이상 걷는 것이 습관이다. 걸어서 출근하고, 시간이 나면 양재천 주변을 걸으면서 심신을 다진다.
1988년 코리아나 화장품 창업 당시부터 해오던 등산도 이젠 생활화됐다. 대학 동창 등 친구 5명과 함께 산악회를 만들어 틈만 나면 산에 오른다.
“친구들과 함께 등산하면서 자연을 즐기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 없어요. 돈도 안 들고, 호연지기도 저절로 길러지죠. 하하하.”
훌륭한 CEO의 덕목을 묻자 거침이 없다.
“최고경영자 조건은 첫째로 지식기반입니다.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죠. 둘째로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로는 기업을 키워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충성심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인격 도야와 도덕적인 무장이 있어야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지요.”
그는 CEO를 꿈꾸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한 우물을 파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업을 하려고 해도 아는 사업을 해야 합니다.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좋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이 있습니까?”
그는 동아제약 공채 1기 사원으로 시작해 라미 화장품 전문경영인까지 한 회사에 20년간 근무했다. 그 후 55세에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하기까지 화장품 사업만 30년째다.
“앞으로 코리아나 화장품이 중국 진출 등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해 우리 사회에 기여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코리아나 화장품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습니다.”
제약회사 말단 사원으로, 전문경영인으로, 창업자로 인생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왔던 유 회장. 그는 일에 대한 열정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보약’이라고 강조한다.
■유상옥 회장은
1933년 충남 청양에서 출생해 덕수상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동아제약 공채로 입사해 상무이사, 라미화장품 사장을 역임했으며, 1988년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했다. 동아제약 재직 시절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모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강단에 섰다. 그 후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아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겸임교수로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취미는 민속품 수집, 등산, 골프. 가족은 부인과 2남1녀다.
2007.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