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소식
"아빠도 완소남이 되고 싶단다"
터프가이 가고 이쁜男 선호 경향…남성 화장품 급성장
남성 직장인들이 피부 미용실에서 마스크팩을 하고 있다.
화장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10ㆍ20대 `꽃미남` 얘기가 아니다. 30대는 물론이고 40ㆍ50대 중장년층도 노화방지, 피부 미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남성 화장품시장이 연 10% 이상 성장세를 타고 있다.
LG생활건강 남성 전용 화장품 보닌은 매출이 매년 40% 신장하고 있고, 아모레퍼시픽의 헤라옴므도 연 평균 10% 이상 늘고 있다.
피부 관리실을 찾는 남성도 늘고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10대, 20대는 물론이고 구직이나 승진 등 직장생활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남성들까지 전문적인 관리를 원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화장품 업체들은 성장 한계를 드러내는 여성 화장품에 남성 라인을 추가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남성 화장품 매출이 전체의 약 10%에 불과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커 다양한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백ㆍ주름 개선제 인기
= 남성 화장품은 이미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화장품시장 규모는 약 5조5000억원. 이 중 남성 화장품은 2005년 4000억원에서 매년 10% 안팎 성장해 올해는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남성 화장품은 전체 화장품시장 예상 성장률의 2배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 한해 헤라옴므 제품 중 가장 많은 판매한 제품은 스킨, 에멀션. 지난 1년 동안 181만9000개가 판매되었으며 이는 3분에 한 개꼴이 팔린 셈이다. 헤라옴므 주요 타깃층인 20ㆍ30대 남성 인구 2명 중 1명이 쓰고 있는 셈.
선크림과 클렌징폼도 잘팔리고 있다. 헤라옴므의 선커버 레포츠는 매년 9만개 이상 판매되는데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판매 수량보다 25%가량 성장했고 페이셜클렌징폼은 5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여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미백이나 주름 개선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티 안나는 메이크업 제품도 잘 나간다"며 "잡티커버 효과가 있는 스틱 파운데이션이나 커버로션 등은 깨끗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은근한 멋내기를 좋아하는 남성들에게 인기 품목"이라고 말했다.
◆ 피부에 수분ㆍ활력 주는 슬리핑팩 잘나가
= 요즘 나오는 남성 화장품은 과거와 다르다. 알코올 함량이 높거나 향이 강하면 잘 안 팔린다. 여성 화장품 못지않게 저자극성에 기능성이 함유된 것이 잘나간다.
또 씻어내지 않고 바르고 자면 되는 팩이나 스킨과 로션 기능을 동시에 하는 제품 등 남성 생활 패턴에 맞춘 아이디어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라네즈는 바르고 자면 따로 떼어낼 필요 없이 피부에 수분과 활력을 공급해 주는 슬리핑팩을 남성 화장품으로는 처음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피지와 잡티커버를 한번에 할 수 있는 색조 화장품도 나왔다. `보닌 선스틱 내츄럴`은 밝고 환한 피부를 원하는 남성들을 위한 스틱 형태 자외선 차단제. 특히 피부톤이 어둡거나 피지분비가 많은 부분에 여러 번 덧발라 주면 `뽀얀` 피부를 만들어준다는 것.
남성의 화장품 직접 구매율이 꾸준하게 성장하면서 독자적인 남성 브랜드 론칭도 탄력을 받고 있다. 피부 타입별, 고민별 케어가 가능한 제품이 선보이며 여성 화장품처럼 종류도 다양해 지고 있는 것. 스킨만으로 화장했다고 여겼던 남성들이 주름개선, 미백, 아이크림, 메이크업, 네일 제품도 찾고 있다.
사용 연령층도 확대됐다. 20ㆍ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화장품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비롯하여 40ㆍ50대도 간편한 마스크 정도는 사용 경험을 가질 정도로 폭이 확대되었다.
화장품 구매 연령폭이 넓어지다보니 중년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한방 화장품도 인기다.
LG생활건강의 궁중 한방브랜드 `후`가 내놓은 남성 화장품 `후 군(君)`은 한방을 적용한 남성 화장품으로 CEO, 유명인사, 외국인 등 상대방에게 뜻깊은 선물을 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 밖에도 전문점용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인 `보닌`이나 남성 안티에이징 전문 화장품 `랑콤맨` 등 다양한 남성 화장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 여자는 피부고 남자는 껍질이냐
= 남성 화장품의 성장은 한국만의 추세가 아니라 일본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에도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남성 화장품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남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달라지고, 외모를 중시하는 남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라네즈옴므는 조인성을 내세워 `남자의 피부는 강철이 아니다` `여자는 피부고 남자는 껍질이냐` 등 강한 멘트를 통해 여자에게 자신의 피부처럼 남자 피부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는 온라인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의 남성 화장품들이 일방적으로 `남성성`만을 강조했던 것에 비해 요즘 남성 화장품들은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고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메트로섹슈얼, 부드러운 카리스마 등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이제 남성들도 마초적인 이미지보다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어필하는 추세다.
데이비드 베컴이나 가수 비처럼 강하면서도 여성스런 외모를 가진 남성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2007.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