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소식
디지털시대 ‘아날로그 방판’ 뜬다
화장품 보고 맨투맨 상담
일부사 매출 절반 차지
아줌마부대’판매원
2030 캐리어우먼 변신
최첨단 통신기기가 등장하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식의 영업활동이 부활하는 곳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나로그식 영업으로 화제를 모으는 곳은 화장품 방문판매(방판). 화장품 방판은 영업사원이 직접 고객을 만난 뒤 제품을 보여주고 상담하며 장사하는 전형적인 보따리상 모드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휴대용 개인컴퓨터와 동영상 모바일 등을 동원한 최첨단 전자거래 시대를 맞아 화장품 업체들은 고객을 직접 1대 1로 찾아 다니며 영업력을 배가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업체의 방판매출 비중이 2000년대 중반이후 급속히 커지고 있다. 방문판매를 담당하는 방판사원의 숫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과 저가 브랜드숍의 기세에 눌려 설자리를 잃었던 화장품 방판사업이 10여년만에 부활포를 쏘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원은 3만2000명에 달한다. 10년전에 비해 50%가량 늘어난 숫자다. 이들은 전국에 단골고객만 3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전사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6.8%를 차지하며 없어서는 안될 VIP급 판매사원으로 대접받고 있다.
권오창 아모레퍼시픽 방판전략팀 과장은 “방판은 곧 인력이다”며 “3만2000명의 아모레카운셀러 한 명이 3만원짜리 제품을 매월 1개씩 판매할 경우 연간 100억원 상당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한방브랜드 ‘후’를 선보이며 뒤늦게 방판시장에 진출한 LG생활건강도 매년 방판사원을 1000명 이상씩 채용하는 등 방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방판부문 전문인력은 7600명. 이같은 추세라면 2010년엔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LG생활건강측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화장품 전체 매출의 36%를 점유하고 있는 방판 비중도 50%에 육박할 것이란 게 LG생활건강측 판단이다.
애경, 코리아나 등 유명 메이커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방판시장이 부활하면서 방판사원도 4050세대 ‘화장품 아줌마’에서 2030세대 젊은 캐리어우먼(?)으로 세대 교체 됐다. 안종대 LG생활건강 방판사업 부문장은 “판매원의 평균연령은 2030세다 전체 판매사원의 45%를 차지하는 등 4050세대이던 예전보다 20세가량 젊어졌다”고 말했다.
방판시장이 부활하면서 업체간 방판인력 스카웃 경쟁도 재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간 인력 스카웃 문제를 두고 신경전까지 불거지는 실정이다. 실제 코리아나는 최근 공들여 교육시킨 판매요원을 빼내갔다는 이유로 LG생활건강을 공정위에 제소했다.
이와관련, 아모레퍼시픽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방문판매는 다단계 판매가 주류를 이루지만 국내에선 회사와 소비자를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신뢰감을 갖고 영업할 수 있는 한국형 네트워크”라며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띠는 것도 방판의 이같은 힘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7.08.02